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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 본 이야기

맛과 가성비를 다 가진 60년 전통 중화요리 전문점 (ft.서비스 논란에 대하여) / 대전 대흥동 태화원

by One a day 2022.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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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연휴.

한동안 비가 많이 와서 두문불출하다가

오랜만에 외식하러 다 같이 대흥동 태화원에 방문했다.

참고로 소문만 들었었고 첫 방문이다.

 

대전역 앞에 태화장이 아버지고

태화원은 그 분 아들이 운영한다고 했던가...

 

태화원 건물

건물이 제법 커서 근처에 가면 금방 알아볼 수 있다.

들어갈 때는 늦을까봐 서둘러 입장하느라

다 먹고 나와서 찍어봤다.

 

태화원 주차장

태화원 건물 뒷편에는 주차장이 마련되어있다.

 

당연하게 식사중에만 주차가 가능하고

건물 뒤편에 바로 출입구가 있으니

번거롭게 앞으로 돌아들어가지 않아도 된다.

 

차량은 특이하게 이중주차 구조인데

계산대에 차키를 맡겨두는 시스템으로

출차 시 사장님이 차량을 이동시켜 준다.

 

태화원 입구 / 영업시간

태화원의 영업시간이 적혀있다.

나는 11시면 열겠지 싶어서

아무 생각 없이 방문했는데 11시 반에 딱 맞춰 도착했다.

 

태화원 입장

오픈 시간 딱 맞춰 들어갔기 때문에 

당연하게 손님이 거의 없었다.

 

종업원 분들도 업무를 개시하기 위해 정돈 중인 분위기였다.

 

주차장 출입구

건물 뒷편 주차장과 이어진 출입구가 보인다

나는 정사각형의 4인 테이블에 앉았다.

 

이곳은 다인석(6인 이상) 테이블이 많이 없고

거의 이런 4인 테이블이 대부분이었다.

 

자리를 잡은건 우리가 두 번째였고

눈치를 보니 11시 반 예약 손님이었던 것 같다.

 

좌) 주방, 룸 입구 / 중) 중화풍 인테리어 / 우) 주 출입구, 계산대

주문을 하기 전 인테리어를 쭉 둘러봤다.

음악까지 중국풍은 아니었고 잔잔한 음악이 나왔다.

 

인테리어는 중국풍 특유의 누런 조명에 붉은 전등갓이 달려있었다.

중국 사자와 주렁주렁 달린 고추 장식을 보며

딸아이도 신기해했다.

 

기본 테이블 세팅

기본찬으로 단무지와 짜샤이, 쟈스민차(?)가 나왔다.

차는 정확히 무슨 차인지는 모르겠는데

쟈스민 비슷한 향이 났던 것 같다.

 

꿀꺽꿀꺽

향에 예민한 어린이도 잘 먹는 쟈스민차.

 

태화원 메뉴판

태화원의 메뉴판은 굉장히 두꺼운 편이다.

나름 중식 전문점이라 그런지 취급하는 메뉴가 많은가 보다.

 

태화원 메뉴판 / 식사 및 요리류

전면에는 10인 코스 메뉴(30만/40만/50만)가 있었고

그다음엔 1인당 코스 메뉴(2.5만/3.5만/4.5만/5.5만)까지 다양했다.

 

우린 당연히 꼬맹이가 코스를 소화하지 못하기에

식사와 요리 조합의 단품을 주문했다.

 

원래는 식사 2가지에 요리 하나면 충분했을 텐데

생각보다 가격이 저렴했고 나름의 기대도 했기에

살짝 무리해서 게살볶음밥, 짬뽕, 울면, 탕수육(소)를 주문했다.

 

탕수육 소스

우리가 주문하고 20분 정도 경과해서 탕수육이 먼저 나왔다.

이때 시간이 11시 52분인가 그랬는데 이미 테이블이 가득 차서

웨이팅이 시작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소스는 많이는 아니고 딱 먹을 만큼 적당히 나왔다.

소스를 잘 안 먹는 편이라 오히려 좋았다.

 

태화원 탕수육(소)

아까 메뉴판에 쓰여있듯 15,000원짜리 탕수육이다.

백종원의 홍콩반점이 수입산 등심에 가격은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태화원은 국산 후지에 더 좋은 퀄리티로 판매하고 있었다.

 

여담으로 백종원 내외가 대전을 자주 방문하는데

올 때마다 대전역 앞의 태화장을 방문한다고 하더라.

 

홍콩반점의 탕수육보다 더 맛있음을 인정하는 걸까...?

 

태화원 탕수육 단면

어린이가 먹기엔 크기도 크고 매우 뜨겁기 때문에

잘라주려고 가위를 요청했다.

 

단면을 보니 고기도 꽉 차 있고

색깔도 마르지 않은 게 육안으로도 상태가 아주 좋아 보인다.

 

어린이를 위한 탕수육

딸내미는 애들이 좋아라 하는 짜장면을 안 먹는다.

그래서 중국집에 오면 탕수육에 공깃밥을 먹곤 하는데

오늘은 나도 맛볼 겸 볶음밥을 시켜줬다.

 

그래도 밥 못지않게 탕수육도 많이 먹기에

오늘 탕수육은 거의 딸내미 독점 예정이다.

 

잘라주면서 아무것도 찍지 않은 한 조각 먹어보니

고기는 말할 것도 없고 튀김가루인지 튀김옷에도 밑간이 잘 되어 있었다.

 

짜다 할 정도는 아니고 입맛을 돋울 정도의 간이었다.

다만 식사 후에 물을 많이 마셨는데

중식이 대체로 간이 쌘데

탕수육까지 밑간이 있으니 몸에는 염분 포화였나 보다.

 

소스를 곁들인 탕수육

소스는 굉장히 달았다.

식사에 단맛을 선호하지 않기에

나중에는 정말 조금씩만 찍어먹었다.

 

옛날 탕수육 비슷했는데

안 먹자니 은근히 끌리는 신비한 느낌의 소스였다.

 

태화원 - 보통 짬뽕

짝꿍이 주문한 보통 짬뽕이다.

홍합이 굉장히 많이 들어있는데 개수가 대략 10개는 되었다.

홍합은 사골처럼 푹푹 끓인 느낌은 아니고 신선했다.

볶음밥에 딸려 나온 짬뽕 국물에 담가서 야무지게 먹었다.

 

청양고추처럼 화끈한 맛은 아니지만

적당히 칼칼한 아주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다.

 

나는 울면을 주문했는데 다음에 오면 짬뽕을 먹지 싶다.

울면의 코멘트는 잠시 후 다루도록 한다.

 

태화원 - 게살 볶음밥

딸내미를 위해 주문한

(a.k.a 나의 부족한 배를 채워줄)

게살볶음밥이 나왔다.

 

크레미 정도나 들어갔겠지 했는데

웬걸... 홍게살 같은 비주얼이

밥 위에만 얹어진 게 아니라 잔뜩 들어있었다.

 

볶음밥은 간이 슴슴했기 때문에 짜장을 곁들여 먹는 걸 추천한다.

짜장은 맛이 평범한 편인데 맛있었다.

 

태화원 -울면

나는 울면을 굉장히 좋아한다.

특히나 습하고 비 오는 날 먹는 울면을 최고로 친다.

 

울면은 중식 수프처럼 걸쭉한 게 국물부터 내 취향이다.

평소에도 본죽에서 죽을 즐기는 나는

울면이 나오면 건더기와 수프부터 후루룩 즐긴다.

 

울면 국물을 부어줄 때 면을 둘둘 말아서 바닥에 깔고 부어주는데

젓가락으로 면을 들추지 않는 이상

걸쭉한 울면의 국물은 면으로 침투를 하지 못한다.

이 말은 바로 면이 한동안 불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수프를 충분히 즐긴 후 면을 먹는 걸 좋아한다.

건더기는 오징어, 죽순, 팽이버섯, 목이버섯, 부추, 청경채, 계란이 들어있었다.

 

한참이 지나도 건재한 울면의 면발

10분, 15분 이상 방치했는데도 들었을 때 뚝뚝 끊어짐이 없다.

울면에 대한 결론을 다시 말하자면

아마 태화원 울면은 다시 안 먹지 싶다.

 

왜냐하면 울면은 면보다는 수프가 핵심인데 구수한 맛이 너무 없었다.

주방장님 취향이 참기름을 잘 쓰지 않나 보다.

 

이렇게 먹을 거면 다음엔 그냥 짬뽕을 먹는 게 훨씬 만족도가 높을 것 같다.

정 자극적인 게 끌리지 않으면

걸쭉하지 않은 가락국수이나 기스면을 먹지 싶다.

 

 

 

마무리하며...

아주 사소한 듯 사소하지 않은 해프닝이 있었다.

아이에게 주려다 보니 탕수육을 3등분, 4등분까지 해서

조각이 조금 작게 썰린 게 얼마 안 남은 상황이었다.

 

손님이 많아서 식당 내부가 분주했는데

한 종업원분이 오시더니 다 먹은 볶음밥 접시를 가리키며

치워도 되겠느냐 물으셨다.

 

나는 탕수육만 마저 먹으면 식사도 곧 마무리가 되어 가기에

그러시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그 접시로 탕수육을 덮어서 둘 다 치워버리시더라.

너무나 황당하기도 하고

바쁘니까 그럴 수는 있겠지만

고객의 성향상 클레임이 크게 걸릴 수도 있겠다 싶어서

 

계산할 때 사장님께 최대한 밝게 말씀을 드렸다.

'마지막에 탕수육을 먹고 있는데 접시를 치워버리셔서 마음이 좀 그랬어요 ㅎㅎ;'

 

문장도 분위기도

정말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이모티콘 딱 저 느낌이었다.

 

그런데 돌아오는 남자 사장님의 대답은

'아 예~'

심지어 눈도 안 마주쳤다.

귀찮으니까 빨리 나가라는 느낌이었다.

 

식사도 만족스럽게 맛있게 잘 먹었고

종업원분들도 정말 정중하게 대해 주셨기에

선한 분들이 혹여나 험한 고객을 만나진 않을까 싶어서

용기 내어 꺼낸 이야기인데

사장님의 태도가 너무나 미온적이고 내심 불쾌했다.

 

소문에

'사장님이 시크하다.'

'좀 더 친절했으면 좋겠다.'

'서비스가 엉망이다.'

이런 리뷰를 봤었다.

이 날 종업원분들은 훌륭한데 왜 그랬지 하는 생각이 식사 내내 떠올랐었다.

 

그런데 계산하고 나갈 때 보니 고개가 끄덕여지더라...

 

딸내미와 와이프가 식사를 너무 만족해해서

언젠가 또 방문하게 될 거 같긴 한데

태화원을 찾을 때마다 사장님 얼굴을 보면 과연 소화가 될지 싶다.

 

 

 

내 돈 내산, 오늘의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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