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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 본 이야기

지금까지 이런 들깨수제비는 없었다, 한식인가 양식인가 크리미 끝판왕 / 공주 우성해물칼국수

by One a day 2023.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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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7월.

한여름이 찾아왔다.

한여름에 어울리는 메뉴. 

냉면, 막국수, 에어컨, 아이스 아메리카노.

온통 기초 체온을 떨구기 위한 메뉴들 뿐이다.

 

이렇다 보니 냉방병을 비롯해서

몸의 면역 체계가 무너지려는 조짐이 보여

오히려 뜨끈한 메뉴를 떠올리게 되었다.

 

공주 우성면에 새로 오픈한

(새로라고 했지만 나에게만 새로운 오픈 몇 달 차)

칼국수 집에 방문했다.

사실 직장동료의 어머니께서 개업하신 식당인데

들깨수제비가 넘사벽이라는 소문을 듣고 방문해 봤다.

 

가게에 들어서기 전 광활한 주차장에

만족만족 대만족을 했다.

 

왜냐하면 운전 스트레스 중 99%가

주차스트레스인 나에겐 이런 식당은 너무나 감사하다.

 

지명 + 주종목을 가리키는듯한 메뉴로 구성된 직관적인 상호명.

대부분 닉값을 하기에 해물칼국수를 먹어보고 싶었지만

들깨 수제비의 명성이 너무 자자해

못 이기는 척 주문했다.

 

주문서에 볼펜으로 우겨적은 숫자'9'가 눈에 띄었는데

여쭤보니 오픈과 동시에 들깨 가격에

현타를 맞고 가격을 올리셨다고 한다.

(요즘 물가가 무섭긴 무섭지...)

 

수제비만 먹기 뭔가 아쉬워 만두도 주문했다.

 

주문 후 홀을 살펴봤다.

광활한 매장 면적에 비해 여유 있는 테이블 간격이다.

 

제일 끝에 있는 좌식 테이블 약 서너 개를 제외하면

모두 입식 테이블이다.

 

욕심내서 좀 더 빽빽하게 배치해 볼 법도 한데

그럴 경우 의자 사이를  곤란하게 비집고 다닐

내 모습을 떠올리며 소소한 만족을 느꼈다.

 

 

 

주문 후 조금 기다리자 밑반찬이 세팅되었다.

여느 칼국수 가게처럼 잔반을 최소화하고자

작은 뚝배기(의 탈을 쓴 항아리)에 겉절이가 담겨 나왔다.

 

이외 흥미로웠던 건 피클이었다.

직접 담그신 모양인데 일반 피자 피클보다

더 상큼하고 깔끔한 맛이었다.

 

다만 산미가 있어 호불호가 있을 듯 하지만

나는 수제비를 먹는 내내

겉절이보다 더 먹었던 것 같다.

 

그다음 주목할만한 꽁보리밥.

아담한 개인 식기에 소담스럽게 등장한 녀석이다.

밥 숟가락으로 두세 번이면 없어질 양이라서

고추장은 절제 of 절제를 해서 뿌리는 게 좋겠다.

 

메인 디쉬가 나오기 전, 만두가 먼저 나왔다.

굉장히 전문점스러운 찜기에 등장해서 기대감이 고조되었다.

 

다만 빨리 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셨던 건지

일부 속이 미지근과 차가움 사이인 만두가 있었다.

(뜨거운 건 핵뜨거웠다)

 

핵 뜨거운 만두는 얇은 피 + 줄줄 흐르는 육즙에

식욕을 돋우는데 제 몫을 했다.

(다음엔 충분히 쪄주길 당부드려야겠다.)

 

이윽고 등장한 들깨 수제비.

그런데 내가 지금껏 봐왔던 들깨수제비와 약간 다른 느낌이다.

 

그동안 내가 경험한 들깨 수제비는

들깨의 입자가 두꺼워서 자칫 텁텁한 맛이 날 수 있기에

그에 따라 호불호가 매우 강한 메뉴였다.

 

그러나 이 들깨 수제비는 육안으로만 봐도 

들깨가 잘 보이지도 않고 굉장히 크리미 한 비주얼이었다. 

 

개인 식기에 담고 보니 더욱 크리미 한 국물 (좌)

수제비는 얇기도 얇아서 취향 저격(우)

 

사실 만두가 생각보다 헤비 해서

수제비를 많이 못 먹을 것 같아 엄청 걱정스러웠다.

게다가 들깨수제비를 좋아하는 편도 아니라서

식도락의 마인드로 도전해 본 것이었는데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마무리하며...

어찌 보면 한식에 양식을 접목한 퓨전푸드 같다고 생각할 만큼

굉장히 크리미 한 맛이었다.

 

평소 크림파스타를 즐기는 편이라면

100% 만족할 것 같다.

 

양도 무지막지하게 많았는데

헤비 한 만두를 먹고도 바닥까지 싹싹 긁어서 전부 해치웠다.

 

다양하게 먹는 편이 아니라

평소 원플레이트 메뉴를 박살 내는 게

취향이라면 사이드 없이 온전히 메인만 공략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셀프바에 다진 양념(다대기)이 있으니

나처럼 크림을 끝까지 먹기 버거워하는 체질이라면

곁들여 보는 것도 좋겠다.

(전체에 섞지 말고 개인 식기에 기호에 맞게 덜어 먹는 것을 추천)

 

 

 

내 돈 내산, 오늘의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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