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한 주말.
집에 있으니 소화도 안되고
밖은 덥고 습해서 마트라도 걷자 하는 마음에
롯데마트 노은점에 방문했다.
평소 가족들은 안 먹지만
나만 먹는 음식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닭똥집이다.
롯데마트 밀키트 코너에
때마침 세일을 하고 있길래 집어 들었다.
통마늘 들깨 닭근위 볶음.
처음처럼과 콜라보를 했나 보다.
소주를 딱히 가리진 않으나
오늘은 따로 준비해둔 녀석이 있으니 패스.
영양성분이 궁금해서 뒤집어봤다.
술 먹는 양반이 무슨 영양까지 따져가며
먹냐고 할 수 있지만
나이 먹고나니 안주라도 건강하게 먹자는 주의다..ㅋ
아쉽게도 원재료만 있을 뿐 영양성분은 없었다.
그래도 만족할 만한 점은 소스와 들깨가루를 제외하고
모두 국산이라는 점이다.
조리법을 한 번 들여다 봤다.
세척이나 전 처리가 필요해서
밀키트 치고는 손이 제법 가는 편이다.
사진처럼 내용물이 들어있는지 한 번 보자.
낱개로 포장된 식재료들이
예쁘게 담겨져있다.
유통기한 임박상품 답게
깻잎의 상태가 불안해 보인다.
우선 닭똥집을 데쳐내기위해서
물을 1리터 정도 끓였다.
설거지를 최소화 하기 위해 웍에 데치고
거기다 볶아낼 예정이다.
닭똥집은 여기저기 그릇을 옮기면 비린내가 날 듯해서
최초 포장된 상태로 물을 부어 핏물만 씻어서 제거했다.
그리고 야채와 함께 두려고 접시에 놨는데
핏물이 고여서 닭똥집 전용 접시가 되어버렸다...
씻어내는 과정에서 보니 잡내가 제법 나서
요리용으로 빼둔 소주를 넣고 데친다.
똥집을 1-2분정도 데치고
웍을 세척한 뒤 미리 세척한 통마늘을
식용유에 볶았다.
설거지 감 줄여보겠다고 야채들을 죄다
포장상태로 물을 부어서 헹궈냈었다.
이런 이유로 물기를 제대로 제거하지 못해서
통마늘 볶을 때 튀어 대는 기름에 상당히 위험했다.
(와이프에게 등짝 각)
나처럼 괜히 일 만들지 말고 야채는 채반에 받쳐
미리 물기를 제거하길 당부한다.
통마늘을 노릇하게 튀겨내고
미리 세척한 양배추, 양파를 넣고
데쳐둔 닭똥집까지 한방에 넣고 볶아준다.
닭똥집의 잡내를 완벽하게 제거하고자
후추를 추가로 뿌려서 볶아줬다.
레시피대로 라면 깻잎은 마지막에 불을 끄고 버무려주는 것이다.
하지만 맛이 갈대로 간 깻잎이라
불안한 나머지 볶을 때 같이 넣어버렸다.
찬물로 씻었음에도 무슨 뜨거운 물에 들어갔다 온 놈 마냥
색깔이 훅 가버린 모습이다.
소스는 들깨소스 같은데
들깨 특유의 구수한 향과 새콤한 식초 냄새가 났다.
식재료들을 볶다가 온도가 올라오면
소스까지 넣고 한방에 볶아주면 조리는 끝난다.
조리가 끝나고 미녀 게스트께서
들깨를 손수 뿌려주시겠다고 했다.
멋지게 고명을 올린
들깨 닭똥집 볶음 완성이다.
적당히 기호대로 뿌려가며 먹으려다
다 넣고 버무려 버렸다.
한층 꾸덕해진게 이제야 들깨 요리 다워졌다.
그리고 오늘의 스페셜 드링크
장안의 화제 원소주 등장이다.
GS25에서 콜라보해서
1병당 12,800원에 판매 중이지만
여전히 품귀인 걸로 알고 있다.
다만 전보다 유통이 많이 돼서
신비주의는 많이 없어진 분위기다.
원소주는 여타 소주와는 다른
증류식 소주이다.
도수는 24도로 참이슬 레드보다도 높다.
용량은 375ml로 시중 소주보다 15ml 더 들었다.
계절마다 돌려가며 쓰는 제주표 소주잔에 채워봤다.
일단 한 잔 마셔본 느낌으로는
수많은 후기에서 봤던 부드러운 목 넘김은 없었다.
닭똥집 볶음은 들깨 소스의 냄새를 맡을 때부터
직감했지만 백순대 볶음과 거의 흡사하다.
다만 순대가 아니고 닭똥집이라 간이 훅 스며들지 않았고
닭똥집과는 어울리지 않는 겉도는 맛이었다.
역시 닭똥집은 소금, 후추, 청양고추로
깔끔하게 맛을 내는 것이 최고인 듯하다.
제품을 만들자니 구성이 너무 비어 보여서 그렇게 안 만든 걸까나...
마무리하며...
원소주에 대한 감상을 덧붙이고자 한다.
원소주는 증류식 소주 치고 알코올 향이 굉장히 인위적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화요가 훨씬 부드럽고 목 넘김이 좋다.
가격만 놓고 봐도 원소주가 더 높은 것 같은데 참 아쉽다.
'대장부' 라던지 '용두산 조은술' 같은
보급형 증류주도 많이 먹어봤지만
원소주는 맛도 향도 기대 이하였다.
![](https://t1.daumcdn.net/keditor/emoticon/friends1/large/010.gif)
내 돈 내산, 오늘의 리뷰 끝.
'먹어 본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찬바람 불 땐, 잡내 없고 뼈가 쏙쏙 빠지는 칼칼한 감자탕 / 공주 금흥동 총각네감자탕 (0) | 2022.10.19 |
---|---|
입맛 없을 땐 면에 간이 잘 베인 칼칼한 굴짬뽕 한그릇 / 공주 신관동 이비가짬뽕 (0) | 2022.10.17 |
소고기 짬뽕인데 소고기는 어디 갔나요 / 공주 신관동 보배반점 (0) | 2022.08.19 |
요즘 이렇게 팔면서 남을까? 가성비 끝판왕 대패삼겹살, 샐러드바 / 세종 나성동 눈꽃대패 (0) | 2022.08.17 |
맛과 가성비를 다 가진 60년 전통 중화요리 전문점 (ft.서비스 논란에 대하여) / 대전 대흥동 태화원 (0) | 2022.08.16 |
댓글